블로그 이미지
파란난장이

calendar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나는 침대에서 내 다리를 주웠다

2007.11.28 15:48 | Posted by 파란난장이 파란난장이
지은이 : 올리버 색스 저/한창호 역
원제 : A leg to stand on
출판사 : 소소
분류 : 국내도서 > 인문 > 심리 > 심리학
기타 : 2006년 10월
기간 : 2007.11.21 ~ 2007.11.28



읽는 동안 저자만큼은 아니지만, 나의 심리상태도 변화가 있었던 책.

등산중 발생한 사고로 왼쪽 대퇴사두근에 큰 부상을 입은 후 수술과 깁스를 하면서 발생하는 심리변화와 인지상태의 변화에 대해 유난스럽다 싶은정도로 호들갑스러운 묘사가 중반까지 이어졌다.
거기까지는 정말이지 더럽게 재미가 없었고, 심지어는 짜증까지 났었다.

하지만 중반을 넘어서부터 이 현상이 유별난 것이 아닌 많은 환자들에게서 발생하는 현상이며 단지 저자는 이를 인식하고 분석하고자 했던 것이 일반 환자들과의 차이점을 낳았던 것이 설명됐고, 나의 짜증은 서서히 잦아들었다.

종교, 철학, 의학, 음학이 어우러진 이책을 읽는 내내 평소에 내가 쉬운 문장에만 길들여졌고, 인문학적 지식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에 무척 황망해졌다.
단지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고 단순한 재미만을 찾아 헤매는 동안 사고, 반성, 고찰, 연구, 집중하는 능력은 거의 죽어버렸고, 나의 머리는 완전히 바보가 되어 그리 어렵지 않는 문장을 읽어내는 것에 큰 힘이 드는 지경에 이르렀다.
한 문장을 읽어도 집중해서 읽어야 했고, 단어를 읽고 뜻을 해석하는 과정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수재와 범재의 차이인가.
괜히 평범한 머리를 지닌 내가 진리를 탐구하네, 사물과 현상에 대해 고찰하네 하는 것 자체가 무리한 일인가.
자괴감과 질투심과 초조함을 남겨준 책.

---------------------------------------------------------
거의 한 달 동안 바깥으로 나가 본 적이 없어씩 때문에, 바깥 공기를 마시는 일은 커다란 즐거움이었다. 얼굴에 햇빛을 느끼고, 머리카락에 바람이 스치는 감각을 느끼고, 새소리를 들으며 살아 있는 식물들을 쳐다보고, 손을 대 보고, 어루만져 보는 일은 순수하고 강렬한 환희와 축복이었다.
p176
->이 사람은 모든것에 대한 감각이 항상 깨어있구나, 나는 거의 모든것이 무감각하고 무감동 한데 말이다.
........................................................................